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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나단 실베스터

Still Alive


원곡 - portal, still alive (-5k)

그림 - 쳇슈 (커미션)

영상 - 뮷퐁

번역 및 수정 - 뮷퐁



*가사는 나단의 성격 및 설정에 맞게 다소 번역을 수정하였습니다.



고화질 유튜브는 이쪽>>> https://youtu.be/gw9snfqpWCw





*****





 사각사각, 하고 펜이 종이에 쓸리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어두운 공간안에는 책상으로 생각되는 곳 위에 놓인 작은 램프만이 펜을 움직일 시야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자그마한 빛에 의해 종이와, 그 위를 지나는 펜과, 그 펜을 잡은 손만이 가까스로 그 형태를 확인할 수 있는 상태였다. 신뢰감을 더하는 행동에 따른 주변의 감정변화 확인완료. 능력자들의 위기상황 대처능력 강화필요. 동료간의 신뢰에 의한 상황판단 능력의 저하 확률 상향조정 필요, 격한 감정에 의한 결단력 저하 확률 오차범위 하향 조정필요, 급격한 상황변화에 따른 가중혼란 확률 오차범위 이내, 위급상황 발생시 능력치 오버수치 상향 조정필요. 종합요소 오차범위 이내. 일부 재조정후 케이스 No. 27로 이동. 펜이 잠시 멈추었다. 공책의 가장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줄에서 그는 펜을 다시 움직였다. PS, 사랑스러운 계약자의 흥미본위 행동 발생확률 미지수. 이후로도 조율이 필요함.
 탁, 하고 손의 주인이 펜을 내려놓았다. 두꺼운 노트가 팔락팔락 하는 소리를 내었고 곧 표지를 내어보였다. 손의 주인이 일어난 것인지 의자가 밀려나는, 바닥을 긁는 소리가 들려왔다.



[ 실험 케이스 No.24
  성공적 종료.
 HUGE SUCCESS! ]



 "덕분에 연구결과는 대성공이예요, 이제 내 목표까지는 앞으로 한걸음 정도일까."


 그는 책상을 둘러 완전히 실루엣을 감추었다가 그 앞에 기대어 서는 것으로 다시 제 존재를 드러내었다. 느릿하고, 여유롭기 그지없는 동작이었다. 방금 전 제 손으로 마지막 한 문장을 적어 덮은 노트의 표지를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작은 웃음소리를 흘렸다. 그 어느때보다도 즐거워 하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지는 소리였다. 그야 그렇겠지, 이제는 쓸데없는 연기는 집어던진 평소대로의 저일 뿐이니까. 직접 실험에 뛰어들어 연구대상의 아주 가까운 곳에서 관찰하고 또 어느 때는 대화하고 교류하면서 얻어낸 데이터다. 고생스럽긴 했지만 결과는 제 마음에 쏙 들 정도였고 앞으로도 이런 실험케이스를 좀 더 늘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역시 사랑하는 우리 단원들이야. 평균 능력치 데이터가 일반인 보다 훨씬 높아서 그런가, 결과 수치가 굉장히 흥미로운 걸요. 계약자씨의 변덕이라는 미지수만 해결한다면 인간뿐만 아니라 마족에게서도 비슷한 데이터를 뽑아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맞춰주기 힘들단 말이죠, 내 계약자씨는."


 노트를 쓸어내리던 손이 천천히 램프로 향했다. 손그림자가 광원을 덮어버리고 팍, 하고 무언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자그맣게 새어나오던 빛무리마저 모습을 감추었다. 캄캄한 어둠만이 내려앉은 가운데 그의 느릿한 발걸음 소리만 사박사박 하고 울렸다. 역시 아직 멀었네요 이번 한 걸음이 크긴 했지만 아직, 아직, 아직. 내 욕망을 채워주기엔 한참 부족해요. 느린 걸음소리에 맞추기 라도 하듯 조곤조곤 이어지는 목소리였다. 버튼을 누르는 듯한 작은소리, 이후에 나타난 광원은 방금까지와는 달리 아주 크고 밝아서 그가 있는 방안을 전부 밝히고도 남았다.
 섬에 남겨두었던 지저분한 연구실은 떠올리기 힘들정도로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결코 작지 않은 연구실. 왼켠에는 책과 노트가 빼곡히 보관된 책장과 오른켠에는 마물, 또는 어떠한 생명체 였던 것으로 추정할 뿐인 것들이 들어찬 플라스크들이 가지런히 늘어서 있었다.


 "맞아, 정리는 습관이 되었어요. 음... 단원중의 누군가와 이런 대화를 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아, 하긴. 너희들의 동료였던 나단 실베스터는 죽었으니 이젠 상관없으려나. 너희들이 죽였잖아요. 아 물론 난 아직 살아있지만?"


 이제 그에겐 그다지 의미가 없는 말을 내뱉으며 다시 느리게 걸음을 옮겼다. 왼쪽이었다. 그의 키에 가장 닿기 쉬운 다섯번째 칸, 아직 여유공간이 남아있는 곳이었다. 그는 방금 불이 꺼졌을때 가져온 노트를 빈 자리에 꽂아넣었다. 입가에서는 여전히 미소가 떨어지지 않았다. 제가 직접 참여한 실험은 이곳 뿐이었지만, 다른 곳에서 진행 하던 것들도 다들 비슷하게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리라. 


 "규칙, 한계, 전통. 이런 것들을 누가 만들어낸건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게 너무나도 싫어요. 그런 것에 얽매여서 어떻게 자유를 논하겠어요. 인간에게 한계란 없어요. 사실은 신마저도 뛰어넘을 수 있죠."


 작은 광원으로 확인하지 못했던 책상위에, 올려져있던 사과를 집어 들었다. 이브를 유혹해 선악과를 먹게한 뱀? 그런 역할을 내가 할 수 있다면 그것 참 기쁘기 그지 없겠네요. 아삭, 한 입 베어문 사과를 내려다보다 웃었다.


 "언제부터 우리들의 정의가 신의 뜻이 된건지 기억하나요? 지구의 정의는 신도 마족도 아냐, 인간이지. 그래왔잖아요? 난 그걸 다시 세우려는 것 뿐인데. 방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곤란하다니까."


여전히 책상위에는 노트와, 여러가지 자료들이 흩어져 있는 채였다. 그것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사과하나를 다 먹은 뒤에 그는 느긋하게 기지개를 폈다. 흩어진 자료들을 한데 모아 정리하고 그 제일 윗장을 앞에두고 그는 다시 펜을 집어들었다.



 [신이시여, 당신의 앞에 파멸 있기를.]







 "어때요 난 아직 살아있어요."






 "그리고 계속 살아있을 거구요."








 "자아- 연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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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나단오너입니다!
우선 다들 너무너무 수고하셨고 즐거운 러닝 되셨길 바래요! 전 즐거웠거든요!!!!
인삿말은 접어두고... 우선 이런 캐릭터라 죄송합니다.........
사실 제가 자통이 나서 진짜 열심히 흑막했습니다............
그리고 흑막으로 발각됐을때도 짜릿했어요 (진한 캐입의 부작용)
이렇게 즐겁게 흑막한게 너무 오랜만이라 러너분들 모두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총괄님도! 나단에게 새 목숨 주신 백막님께도!! ㅋㅋㅋㅋㅋㅋㅋ
후기는 이만하고 다시 탐라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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